지켜보는 마음, 그리고 지켜 보이고 싶은 마음
파주 용미리에 가면 석불입상이 있다.
높지 않은 자리지만, 올라가면 주변 풍경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있는 석불입상은,
커다란 암벽에 조각한 몸통 위에, 약간은(?) 꼼수를 부린듯이 석상의 머리를 따로 조각하여 얹어 놓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함께했던 모 교수님의 말씀으로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대형 석불입상의 위치는 지금으로 치면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와 같이
당시에는 통행량이 많았던 주요 도로가 보이는 곳에 많이 세워졌다고 한다.
요즈음 고속도로를 지나면 보이는 대형 입간판들처럼, 혹은 서울 어디에서나 보이는 남산타워와 같이
당시로 치면, 불교를 널리 알리기 위한 입간판역할을 했을 수도 있고, 혹은 남산타워와 같이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지금으로 치면, 오래된 유물로서 그 미적가치와, 유물로서의 희귀성을 최고의 가치로서 위 석불입상을 평가할지 모르지만,
과거에서는 다른 목적으로 세워졌을테니, 시대가 변하니 그 활용법도, 가치도 달라지는 법이다.
특히, 파주 용미리가 지금은 군사분계선 근처로 현재 남한의 변방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한양에서 평양을 지나 중국으로 향하는 대로이며, 문화적 중심지로 발전했던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남북으로 갈려, 한반도의 중심지가 정치, 안보의 문제로 인해 남한의 최 변방으로 몰락해버린 현실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고야 만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파주 용미리 석불입상이 바라보는 곳에는 지금은 용미리 공동묘지가 자리잡고 있다.
과거 평양이나 의주로 향하던 여행객들을 바라보던 석불입상은, 지금 망자가 되어 땅속에 묻혀있는 지난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 마음이 어떠할까.